안돼라고 말할 자신이 없었다.
그래서 그냥.
그래, 그래라.
뭐 이런말도 안했는데.
그냥 뭐, 그렇게.
그 여자가 좋은거냐? 라고 물을 자신도 없었다.
물으면 정말로.
정말로.
' 응 ' 이라는 대답을 듣게 될까봐.
묻지 못한 말은 가슴에 접어두고.
웃었다.
약속이 있어 먼저 일어난다는 그 말에.
무슨 약속?
이라는 질문 하나 못 던지고.
그냥.
또 ' 응 ' 이라는 대답만.
어디가는데?
누구 만나는데?
나보다 더 중요한 사람이야?
이런 거 전부 묻지도 못하고.
가슴에 또 접어두고.
딴 여자랑 걷고 있는 너를 봤다는 친구의 문자에.
대답도 못해주고.
씩씩-거리며 흥분도 못했고.
그냥.
웃으면서 울다.
기분 나쁜 소리나 내면서 울다가 웃다.
내가 부족했어.
다시 잘 해보고 싶어.
내가 더 노력할게.
부담스럽니?
그럼. 담백한 사람이 될게.
한번만.
다시 한번만.
내 말이 끝맺기도 전에 자리를 일어나는 너를.
물끄러미 바라보다.
그냥 바라보다.
바라보다.
그래.
이젠 끝인거지.
끝난거지.
아는데.
아는데.
아직, 널 사랑하나봐.
나, 어쩜 좋지?
널, 못 잊으려나봐.
나, 어쩌면 좋을까.
못잊어.



